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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26년 6월 19일

뱀

뱀

어릴 때부터 길게 늘어진 것들을 본능적으로 무서워했다. 길가나 강가, 혹은 바닷가 같은 곳을 걷다가 낡은 밧줄이나 정체 모를 긴 선 같은 것이 보이면, 나는 여지없이 뱀이라며 호들갑을 떨곤 했다. 어른이 된 지금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. 그것들을 마주하면 여전히 가슴이 옥죄어 올 만큼 두려우니까. 그런 무의식의 반영 탓인지, 나의 꿈속에는 종종 뱀이 나타나 부유하듯 주위를 맴돈다. 내게 있어 뱀은 일종의 '불안의 덩어리'다. 무언가 새로운 것에 발을 내딛으려 할 때, 내 발목을 단단히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 그 특유의 무겁고 서늘한 감각. 그것은 뱀을 마주했을 때의 공포와 지독할 정도로 닮아 있다. 어쩌면 뱀이라는 존재에 대한 공포심을 마주하고 이겨낼 수 있다면, 새로운 도전을 가로막는 두려움 또한 거짓말처럼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, 그런 생각을 해본다. 실제로 나는 아주 작은 벌레조차 무서워하던 사람이었지만, 그것을 조금씩 극복해 내면서 내면의 작은 두려움들을 하나씩 지워낼 수 있었다. 세상의 감정들은 그런 식으로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모양이다. 보이지 않는 가느다란 실처럼, 이쪽의 불안은 저쪽의 두려움과 연동되어 있다. 세계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촘촘한 고리로 이어져 있는지도 모른다. 그러므로 우리는, 아무리 걸음이 느릴지라도 하루하루를 바르고 성실하게 살아내야만 한다. 내가 지금 흘려보낸 사소한 태도가, 내일의 어떤 거대한 도미노를 건드리게 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으니까.